쿄고쿠도 시리즈 여성팬을 위한 100문 100답, Part 2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7/24 22:49

Part 1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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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고쿠도 시리즈 여성팬을 위한 100문 100답, Part 1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7/24 22:47

주말 동안 끙끙대며 이걸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웬 삽질이냐)
작성하는 사이에 고질적인 만연체 병이 도져서 결국 앞의 절반만 완성, 했는데...이것도 너무 길다는 이글루의 발악에 못 이겨 반으로 뚝 자릅니다;; 나머지는 글쎄, 언제 끝날지? ;;;;
출처는 「京極サイトのお姉様方に100の質問」인데... 링크가 끊어졌군요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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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그 세 번째.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7/20 15:02

(전략?)

눈 뒤집고 거품 물고 널브러진 시체는 세키구치. 창턱에 걸려 있는 건 카즈토라. 천장에 박힌 건 아마도 토리구치. 침대에 깔린 놈은 이사마인가. 구석에 거꾸로 처박힌……에 또, 배선공 한다는 총각 이름이 모토시마였나?
아비규환의 정중앙에서 환자복에 카디건을 어깨에 대충 꿴 에노키즈가 기세등등하게 마스다의 목을 인간에게는 허용 안 된 방향으로 꺾고 있었다.
말을 잃은 2인조의 등 뒤에서 의사가 허망히 중얼거렸다.

「――벌써 다 나았습니다」

그야, 고열 때문에 일시적이나마 시력을 몽땅 잃었을 때도 졸랑졸랑 잘도 돌아다니며 깽판놓기 바빴던 에노키즈가 링겔이나 꽂고 얌전히 침대에 박혀 있으리라곤 애초에 기대를 버렸다. 보나마나 1주일도 되기 전에 팔팔하게 퇴원할 거라고도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틀이다, 이.틀. 칼 맞았던 인간이 단 이틀만에 상처가 붙어 버려서 정말 괜찮은 것인가. 붙는 건 고사하고 에노키즈 레이지로 부활을 온몸으로 과시하며 운대가리 없는 종복들을 늑실하게 두들겨패도 좋은 것인가. 추젠지와 키바는 각자 좌우의 허공에 갈곳없는 시선을 두고 인간 몸의 신비라던가 회복 속도라던가 현대 의학의 나아갈 길이라던가 에노키즈 일족의 수수께끼라던가에 대해 심각한 회의에 잠겼다.
문가에 선 채 상황에 맞지도 않는 심사숙고의 세계에 빠져 버린 두 사람을 뒤늦게 확인하고 에노키즈의 인형 같은 하얀 얼굴이 순식간에 확 밝아졌다. 듣기엔 좋지만 간단히 말해 아싸 봉잡았다 튼튼한 장난감이 왔구나―이다.
「드디어 온 거냐 슈짱!! 기다리다 지쳐 종놈들로 놀고 있었다!! 하지만 안 돼 안 돼, 하나같이 근성도 끈기도 아무것도 없어! 5분 만에 벌써 이 꼴이다!! 이래서야 워밍업도 안 되지 않나, 이틀간 쌓인 내 울분을 어디에 풀라고!!」
우와아. 저 반짝반짝하는 갈색 눈동자. 키바는 머리가 어찔했다. 이게 놀아주길 바라는 강아지의 촉촉한 눈망울이냐 새끼고양이의 놀아줘 놀아줘 어택이냐, 주먹질발길질일대난투에 대한 불순한 기대에는 결코 맞지 않으며 서른 넘은 키 180대의 덩치 큰 어른이 해서 세간에 용서받을 시선은 때려죽여도 아……닌데 왜 어울리는 걸까나.
그저 저 얼굴이 죄라고밖에.
에노키즈는 한 팔에 끼고 있던 마스다(시퍼런 얼굴로 질식사 중)를 미련 없이 내동댕이치고 키바에게 탄환같이 덤벼들었다.

약 0.5초 사이에 키바의 두뇌회로 속에서 수천 가지 생각이 들고일어나 일대격투를 벌였다.

저놈 진짜 환자 맞아?
여긴 병원이다.
저거야 죽건 말건.
하지만. 다른 환자들이.
경찰의 의무가!
잠깐, 쿄고쿠가 내 앞에 있었는데?
――그 새 복도로 토꼈다! 저 배신자!!

참자. 참아라.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더라. 참아라 키바 슈타로.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벌건 대낮에 병원에서 난투가 웬말이며 99퍼센트 그럴 리 없고 실제로 벌어져주는 날엔 손 번쩍 들고 만세를 부를 일이나 저 인형낯짝이 바로 여기서 수술자리 터져 뒈져버리는 날에는 꿈자리가 얼마나 사납겠냐. 저놈 갖다 묻어야 할 의사와 간호사한테 미안해서.
……그래도 딱 한 대만 패주면 안 될까. 인류를 위해 세상을 위해 나를 위해 딱 한 대만.
「자 아침 인사다 썩은두부!! 그 각진 얼굴, 바닥에 갈아서 뭉툭하게 만들어 주마!!」
딱 한……대……만…….

「이 무능탐정!! 오늘이 니 제삿날이다!! 너 죽고 나 죽자!!!」
키바는 앗쌀하게 유혹에 굴복했다.



특실은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간 꼴이 되어 있었다. 방 전체가 박살나지 않고 블라인드가 부러지고 테이블이 박살나고 너덜너덜해진 문짝이 경첩 하나로 가까스로 매달린 정도로 피해 상황이 끝난 게 오히려 기적이다. 일단 엎어진 침대를 뒤집어놓고 삼도내에서 허부적대는 종복들은 겹겹이 쌓아서 한구석에 몰아놓는 걸로 대충 정리는 했다. 나머지는 놈들이 현세로 복귀하면 시키도록 하자――고 손 놓아버린 시점에서 키바도 엔간히 독기에 중독되어 있다. 물론 자각은 없고.
의사 경력 30년 만에 이렇게 펄펄한 환자는 난생 처음 본다는 한탄을 들은 몬스터는 내가 언제 싸웠더라는 시침 똑 뗀 얼굴로 침대에 책상다리로 앉아 어깨를 풀고 있었다. 어지간히 만족스러웠는지 콧노래까지 흥얼대고 있다. 근 20분에 걸친 '아침 인사 대신의' 일대난투로 꽤나 너덜너덜해졌지만 그것마저도 그림이 되니 묘한 일이다.
추젠지는 침대 옆의 스툴에 묵묵히 앉아 있었다.
목을 까닥이면서 에노키즈가 불쑥 물었다.

「삐졌냐, 쿄고쿠?」
「화는 안 났습니다」
「거짓말 말고. 얼굴이 부었는데」
고서점 주인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제 4차 빙하기가 당장 도래한 듯한 불퉁한 얼굴이다.
「기가 막힐 뿐입니다. 정말이지 그 잘난 머리는 장식품입니까. 생각이 없어도 정도가 있지요. 내가 맞았으면 어쩌려고 다짜고짜 싸움을 거는 겁니까」
진작에 냅다 토낀 주제에.
「너라면 미리 잘 피할 줄 알았다」
「믿어 주어서 눈물나게 고맙군요」
「와하하하하하, 듣던 중 반가운 말이군. 자아 즐겁게 지켜봐 주마 울면서 감동해라 쿄고쿠! ……오, 토끼다 토끼! 토끼는 빨라!!」
「삼척동자도 아는 대명제를 가슴까지 펴고 자랑스럽게 외치지 말아주시죠. 허무해집니다」
「진리는 항상 진리인 법이다! 우와, 쿄고쿠, 이거 봐 이거! 새빨개!!」
「잘 익은 사과 껍질이 붉은색인 게 뭐 신기하다고 낫살이나 먹은 어른이 방방 뛰는――알았습니다, 알았으니까 소매는 그만 잡아당겨요. 이 흉기가 안 보입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사과가 빨갛다고 안 게 12살 때였지. 훗, 나도 어렸어」
「자랑이 아니라면서 왠지 길로틴으로 향하는 귀족 대열의 선두에 세우고 싶어 손이 근질대는 그 포즈는 뭡니까」
「천성」
「이 쁘띠 부르주아. 당장 소련에나 가 버려요」
「프롤레타리아의 비방은 문턱에서 접수 거부다! ……와, 맛있는데」
「감사는 치즈코에게 하십시오」
「아, 그럼 그렇지! 어쩐지 너치곤 마음씀이 좋다 싶었다 이 돌부처!! 어쨌든 고마워요 치즈 상!!」
「여기서 외쳐도 안 들립니다」
「이때 떠오르는 의문 하나. 체력이 바닥에서 비실대는 녀석이 반사 신경만 좋은 이유는 뭐냐」
「우리 말은 똑바로 할까요. 좋은 게 아닙니다. 에노 상이 날이면 날마다 사람 책을 강탈하려 덤벼드니 단련되지 않을 수 없는 거지」
「요약하자면 그것도 내 덕분이다 이거군」
「이런, 어쩝니까 에노 상. 당신 드디어 눈만 아니라 귀까지 나빠졌군요. 노화 현상입니까? 노화 현상이군요. 하긴 우리도 30대니까. 몰라줘서 미안했습니다. 내가 지금 뭐라 하는지 들리나요?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신에게 노화 현상이 있을 성 싶나 이 천벌 받을 바보가. 자, 아――」
「아」

한편 역시 너덜너덜해진 키바는 왠지 욱신욱신 아픈 위를 부여잡고 부당한 소외감을 곱씹고 있었다.

왜, 추젠지는 극히 자연스런 폼으로 사과를 깎고 있는 것인가.
왜, 사과 껍질이 끊어지지 않는 것인가.
왜, 하얀 접시 위에 수줍게 얹힌 사과 조각이 토끼 모양인 것인가.
왜, 에노키즈는 역시 지극 당연히 족족 집어먹고 있는 것인가.
왜, 너무나 당연하게 사과토끼를 포크로 찍어 추젠지에게 내밀고 있는 것인가.
왜, 추젠지는 초 태연하게 받아먹고 있는 것인가.
젠장, 하나도 모르겠다……!

의문은 많고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또 써 보시지 않겠느냐는 nyx님의 옆구리 찌르기에 앗싸리 굴복해 버린 결과입니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동인녀니라...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쩌면 썼을지도 모르는 장편의 일...부이지만 전부 완성될 가능성은 소수점 이하.
개인적으로 제 3자의 시선으로 본 에노쿄를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두 인간 다 속에서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절대로 나오지 않는 종자들이니;) 보는 사람의 위가 쿡쿡 쑤실 정도로 논실난실 광선을 뿌려대는 주제에 자각은 절대 없는 민폐성 30대 아저씨들을 누가 좀 말려주세요 (데굴데굴데굴)
덤으로 에노키즈와 키바의 '아침 인사'까지 넣었으니 만족할랍니다. (싸우는 악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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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죠로구모의 도리 ⑪ : 그 남자의 정위치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7/15 08:06

죠로구모의 도리 발췌 번역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통째로 다 해 버렸음 속이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 (아서라 관둬라)
(추젠지도 에노키즈도 나오지 않는 부분은 의욕이 안 생겨서 못 한다고 실토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렇다 할 천기누설이 될 만한 대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립니다.

(10번은 흑심이 부족하다고 H양에게 한 소리 들었습니다. 뭣이! 빈사 직전인 양심에게 발목을 잡힌 나의 울부짖음이 보이지 않는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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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림.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7/13 17:22

「쿄고쿠, 손, 이리 내 봐, 어이 쿄고쿠, 손!!!」
「뭡니까 시끄럽게..... ............. ..................
  ...............................
  .......이건 대체 뭐하자는 속셈이죠 에노 상」
「호오, 몰라? 모르는 거냐 이 책벌레! 와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유쾌한 일을 다 봤나! 허구헌날 뭐든지 다 안답시고 입을 열면 설교 숨을 쉬면 장광설인 네가 '이게 뭔일이야'란 얼굴로 당혹이라!」 (←보기에는 그냥 불퉁한 표정)「유쾌한 김에 기분이다! 이 고마우신 에노키즈 대명신이 웬일로 몸소 친절하게 손잡고 발 잡고 설명해 주마! 자, 먼저 손을 이렇게 내밀고, 그 다음엔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서, 마지막엔 이렇게 하는 거다!」

...............

「.....내 도시 뭐가 슬퍼서 당신과 하이파이브 따윌.....」
「말이 많다! 어서 손!!」

추젠지는 경야와 장례식과 49재와 3년상이 한꺼번에 666건 닥친 듯한 얼굴로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그래도 안 내밀지는 않는다는 게 포인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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